50여일 동안의 기나긴 장마가 끝나더니 이내 태풍이 세차례 한반도를 지나갔다.
올해 여름은 매미 울음소리 한번 제대로 들어보기지도 못했다.
저녁이 되면 어느새 산들거리며 퍼져가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이제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짐 풀고, 물 한모금 마시고, 옷을 갈아입고 나면 밤이 된다.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면 선선한 가을 바람이 안쪽 방까지 잘 들어온다.
한국의 저녁은 이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절기에 접어 들어와 있었다.
천고마비의 계절은 이제 시작하거늘, 이미 천고마비의 계절을 품은 듯 나의 육체는 무거워져 있었다.
런닝이나 하고 올까? 했더니 '달리기'가 무엇이냐 되묻는다.
내 몸이 '달리기'가 뭔데 하냐고 자꾸 되 묻는다.
그래도 '해보면 알겠지' 싶어서 밖에 나와 뛰기 시작했더니 100m도 안되서 너무 숨이 찼고, 내 양다리는 천근이 만근으로 느껴졌고...아, 나는 달리는 법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프로젝트 100 시즌3가 시작되었다. 시즌2는 매일 3km 달리기를 했었는데 살은 빠지지 않았다. 그래도 3km 쯤은 신나게 매일 달릴수 있었던것 같다.
다 의미 없다. 지금은 달리기를 처음부터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시즌3가 시작 되었다. 이제는 매일 멀티프랭크 5분이다.
중력은 시간을 왜곡 시킨다고 했던가...5분의 시간은 50분과 같은 느낌이다.
시카고 버츄얼 마라톤 하프 코스를 등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버츄얼 마라톤을 등록했다.
두개를 등록하고 나니 행사 일정이 2주 연속으로 되어 있었다.
시카고 하프를 뛰고 나서 그 다음 주에 벤츠 마라톤 하프....아니지 말이 안되지. 그러면 내가 아니지...
벤츠 마라톤은 10km로 하기로 했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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