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터미널앞에서 새벽 5시반 출발 세인공항리무진을 타려고 조금 서둘러서 호텔을 나섰더니...비가...비가...상당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저 창원대로 건너까지 뛰어가면 우산을 안사도 되려나...? 했는데, 우산을 안사면 안될 정도의 비였다...
창원에서 김행공항 가는 버스는 COVID-19영향으로 2021년 1월 20일부터 45~50분 간격으로 운영 하는 것으로 변경 되었다.
6:20차 타고 가도 8:00출발 김포행 비행기는 탈 수는 있겠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5:35버스를 타고 조금 서둘러서 움직이도록 했는데...이시국에 김해공항행 버스 승객이 많던걸 보고 깜짝 놀랬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운영을 안하기에 국제선으로 바로 직행하여 내려주는데, 평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당연히 제주, 김포 가는 사람들이겠지만,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에서일까...지금도 국내선 승객이 이렇게 많은데 국제선 문이 열리면 어떻게 될지...왠지 안봐도 뻔한 상황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12:55분 인천공항 출발 편이기에 10시까지는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싶었기에, 09:00에 도착하고 짐을 카트에 싣고 인천행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달려나갔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다와가자 여기저기서 택시 기사님들이 인천공항 가냐면서 공항버스 없어졌다면서 말을 걸면서 호객행위를 하는데 다 무시하고 정류장에 갔더니 이건 무슨 경우!!
어제 3월 11일부터 갑자기 단축 운영한다더니 그마저도 3월 21일부터는 없어질거라고 공지가 붙어 있었다...
옆에서 택시 기사님이 거봐라는 듯이 '버스 없다니까요~'하는게 살짝 기분 나빠서 일단은 바로 공항에 돌아와서 안내데스크에 갔다. 9시반 공항버스 없냐 물어봤더니 있다면서 시간표를 꺼내서 보여주려는데 "어.....?" 하시더니 없어졌네? 한다. 안내데스크조차 인지 못했던 운행 변경상항인가보다...
순간, 여러 상황들을 머리속에서 생각하다 비록 짐은 많아도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판단을 내리고 바로 철도 승강장까지 뛰어갔다...택시는 비용을 떠나서 도로를 달리는 상황에 대해 빨리 가는 것에는 신뢰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인천국제공항 T1에 무사히 도착. 시간은 10시 20분...선빵한거다.
여기가 정녕 인천공항인가...내가 알던 그 인천공항인가...2019년 12월에 출국한것이 마지막 출국이력이었고...그 이후에 15개월만에 출국을 하게 된 것인데...인천공항에 오니까 새삼...세기말 같은 분위기가 나서 기분이 이상하다가도 확실히 사람이 없으니까 발권 수속은 빨리 되서 좋았던것 같다.
출장 갈때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이 반만 있으면 좋겠다 항상 생각했는데...약간 지금은 원했던 환경에서 출국이 가능해진 느낌이랄까...코로나 환경을 원했던건 아니지만, 공항이 한산하게 운영되는건 승객 입장에서 이보다 더 나은 편의는 없는것 같다.
짐도 붙이고 환전을 하러 가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꽤 있길래 본국에 돌아가는 돈을 환전 하나?했더니 "퇴직금 받으러 왔어요..."하면서 다 퇴직금 받고 본국에 돌아가려는 외국인 노동자였다.
내 차례가 돌아오면서 환전을 해주는데 은행원분이 "신권을 드릴건데 중국 현지에서 화폐 교환 해달라는 분 조심하세요. 위조지폐일 수가 있어요"라고 주의 사항을 안내 해줬다.
아침겸 점심을 출국 수속전에 공항 내 카레집 하나 찾아서 든든하게 챙겨 먹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이렇게 한산했던가...그래고 다 문은 열고 영업은 한다. 면세점 돌아다니다 보면 방어복을 입고 다니는 무리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타게될 상해행 동방항공에 같이 탑승하게 될 방역관리자(?) 같은 분들이었다...
탑승할때도 방어복 입은 직원들이 QR코드 체크하고 소독용 물티슈 나눠주고 들어가기 전에 손 닦아라 하고, 처음엔 보건당국에서 온건가? 했는데 비행기 뜨고 나서 알았는데 승무원들이 모두 방어복을 입고 서비스한다!
식사를 나눠주긴 하는데 마스크를 벗고 먹는 사람들은 별로 없고 다 가방안에 챙기길래 나도 가방안에 쑤셔 넣었다. 빵두개 초코바 하나 바나나하나 물하나인데 나중에 보니까 실제로 격리시설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가 식사할 틈이 없어서 이때 미리 챙겼던 기내식이 너무 유용했다.
푸동 공항 도착하고 나서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집중력이 필요하고 항상 휴대폰 QR코드와 함께 처리해야 할 것들이라서 마치 RPG게임처럼 하나하나 미션을 깨고 던전을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휴대폰 배터리가 떨어지면 이 게임을 진행 못하게 되기 때문에 보조배터리는 필수였다.
대략 출국장을 나서기 전까지의 과정은 비행기 내리고 → 입국자 검사카드 작성 및 QR코드 발행 → 발행한 QR코드 보여주면서 PCR검사용 시료보관 키트와 바코드 수령 → PCR검사 → 입국심사 → 수하물 수령 → 수하물 검사장 → 최종행선지별 대기실 이렇게 진행 되는데 행선지별 대기실은 출국장 밖에 있고 거기서 또 QR코드 생성과 ID 카드 작성을 해야 한다. 이때 여권을 수령해가지만 나중에 격리장소에 도착하면 다시 돌려 주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
나는 중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데 그나마 한자는 많이 안다는것, 그리고 공항안에서는 나름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각종 행정 절차는 잘 마칠 수 있었던것 같다.
조금 대기하다 어느정도 사람이 모여지면 한명씩 호명하면서 격리장소 이동용 버스에 태운다. 약간, 어디 수용소에 끌려가는 죄수가 된 느낌이었다...영어로 이름을 적었더니 그것을 병음 발음법으로 말해서 호명하기 때문에 집중하고 있지 않으면 내 이름을 보른 것인지 모르고 넘어갈 수 도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잘 듣고 있어야 한다.
격리 시설로 가는 버스는 운전석 부분에 커튼이 쳐져 있어서 수행원과 공간을 분리 해놓았다. 공항에서부터 버스 운전사까지 모든 행정 인원들이 우주인처럼 철저하게 방호복을 입고 업무를 보기에 이 모습 눈에 익기 시작하더니 중국이 확실히 방역에 대해 철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게 했고, COVID-19에 대한 중국인이 느끼는 공포감이 우리나라보다 더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오히려 막상 중국에 오다보니 우리나라 방역 대응이 엄청 느슨하게 느껴질 정도 였고, 그래서 중국인들이 보기에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은 얼마나 어이 없게 보이겠나...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좀 너무 지나치지 않나 부분이 곳곳에 있긴 했는데...모르겠다. 어쩌면 COVID-19에 있어서는 약간 지나치다 할 정도가 사실은 적당한 정도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말이지!! 격리 호텔 체크인 수속하고 나서 배정 받은 방에 들어가기 전까지 사람을 마치 바이러스 취급 하듯이 소독을 뿌리고 짐에도 소독을 뿌려서...배정받은 방에 도착할때엔 서류들과 옷과 가방이 소독약으로 축축해져 있을 정도 였다...
배정 받은 방에 들어가면 생각보단 깨끗해서 안심을 했다. 다만, 깜짝 놀랄 것이 격리 대상자는 모두 창문이 없는 방을 배정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저 위에 사진 침대 옆에 보이는 창문은 커튼을 치우고 창문을 열어보니 바로 눈앞에 벽이었다. 기가찬다. 창문을 열면 바로 벽! 벽앞에 창문. 창문 코디 장난 아니네...와...심지어 벽이 밖깥처럼 보이게끔 벽에다 조명을 해놔서 창문 밖이 밝아 보인다. 아예 바다 풍경 그림이라도 벽에다 그리지 그랬냐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화장실부터 가고(3시간 넘게 화장실 갈 타이밍이 없었다), 앞서 비행기에서 챙겼던 기내식을 허겁지겁 먹었다.(인천공항에서 먹은 아점이후 뭔갈 섭취할 시간이 없었다.)
소독약 같은 알은 먹는 것은 아니고...화장실 갈때 저걸 6알씩 먼저 변기에 넣고나서 일을 보라는 용도. 화장실까지 방역에 철저하겠다는 의지....인정한다.
하루는...길었다...그러고 보니 중국은 한국보다 한시간 시계가 늦구나...시계가 12시를 가르키지만 한국에서는 새벽 1시였구나...그냥, 그렇게 나는 씻지도 않고 옷을 다 벗어던진 채 침대에 쓰러지자 마자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호텔 문 앞에 아침 식사가 배급 되어 있었다.
음...그래. 다이어트 하자. 찐빵 하나, 계략 하나, 요거트 하나만 먹고 아침 식사 끝.
호텔 인터넷망은 블로그도 유튜브도 아무것도 접속이 안된다. 로밍 해온 와이파이 도시락과 휴대폰도 방 자체가 창문 없는 지하 던젼과 같은 밀폐공간이라 전파가 잡히지 않는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리 충전해온 알리페이로 판다 VPN 3개월짜리를 결재 했다. 알리페이 미리 충전해와서 다행이다. 혹시나 모를 비상시를 대비해서 미리 충전해왔던게 잘한 것 같다.
상해에서 격리 3일 후 장가항으로 이동한다. 상해에서 3일이라함은 만으로 3일...그러니까 금요일에 격리시설에 들어왔고 3박을 한 뒤인 월요일이 되야 여기를 벗어나서 장가항으로 이동하게 된다.
격리시간을 유용하게 쓰자. 홈트하고 식단 조절하고. 공부도 하고. 뭐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야 이 기나긴 격리터널안에서 마음이라도 긍정적으로 잘 버티지 않겠는가.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어제부로 장가항에서의 격리가 2주 시설격리 + 2주 자가격리의 총 4주 격리가 아니라 2주 시설 격리로 끝날 수 있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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