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의 기록/중국출장

[중국 격리] 시설격리 해제 그리고 자가격리 시작

JANGSANG 2021. 3. 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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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착 후 총 14일의 시설격리가 끝나는 마지막 날, Health Code의 QR코드 색은 녹색으로 변경 되어 COVID-19 음성자 확인 된 상태(?)로 변경 되었다. 

江苏省Health Code QR코드

이 녹색이 마치 수험생 대학 학격 한 것 처럼, 어찌나 기쁘고 희망 찬 것이었던가...그냥 당지 코로나 음성자라는 것을 지독한 증명의 과정을 거쳐서 인정 받았었던 것일 뿐인다....

상해 3일, 장가항 11동안의 격리 도시락

그 동안 매 끼니마다 도시락이 나올때마다 찍었던 격리식 사진모음들을 보니...변화 없었을 똑같은 일상의 지난 날이었는데 이렇게 지난 도시락 사진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보니....역시 똑같은 일상이다...ㅡㅡ;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는다...

마지막날 아침 도시락을 먹고 두근두근 거리면서 다소곳하게 침대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보니 11시 조금 넘어서 룸에 전화가 걸려왔다.

로비 - "(중국어중국어중국어중국어~~~)"
나 -  "????????"
로비 - "(중국어중국어중국어중국어중국어중국어중국어~~~)"
나 - "Can I go down?"
로비 - "체크아웃~!"
나 - "Ok! Thank you!!! 谢谢!!"

이미 완성 되있는 짐싸기를 후다닥 들고 문 열면 나가지 말라고 문 정가운데에 턱하니 버티고 있던 배식 테이블을 옆으로 얼른 제껴버리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때 마침 방호복을 입고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는 직원을 마주치게 되서 밥 안먹고가? 물어보길래 아니 괜찮아 됬어 나 갈거야. 고마워 잘있어!!하고 엘리베이터를 잡고 1층 버튼 누르고 문 닫기 버튼을 연타 했다....

로비에 도착하니 잘 되지도 않던 수은 온도계를 반납해달라고 해서 냅다 반납하고 체크인 할때 데파짓 끊었던 비용도 정상하고 체크아웃을 마치고 나면 [격리해제 후 건강관리 고지서]라고 한글로 작성된 서류와 함께 몇가지 서류들에 사인 하라고 펜을 넘겨 준다. 

한글로 작성된 건강관리 고지서 서류

내용을 보면 건강 상태 보고 잘해라는 것과 3일차, 7일차, 14일차에 코로나 검사를 또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해 푸동공항에서 실시한것 까지 포함하면 총 5차례의 코로나 검사를 마쳐야 완전한 격리상태에서 해방 될 수 있다는 것이다...진짜...지독하다...그래도 어쩌면 지독하다 싶을 정도가 적당한 것이 COVID-19인지도 모른다. 검사 받아야 하는 당사자로써 곤역스러운 일이기는 하나, 이 부분은 난 중국이 대응을 잘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종 서류 작성까지 다 마치고 나면 호텔 밖에 보건소? 차량, 엠블런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엠블런스 차량이다. 보건소 직원이 나의 최종 목적지(숙소)까지 직접 이송을 한다는 것. 

최종 자가격리 장소까지 나를 태워다 준 엠블런스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하니 기사님이 손가락으로 저기라고 알려 준다. 나는 얼른 짐을 내려서 "谢谢谢谢"라고 연발하고 인사 드리자 기사님도 잘가라 손 흔들어 주고 떠나갔다. 

떠나갔다...그냥 그렇게 나를 내려주고....냅두고 떠나갔다....
아니, 내가 집에 잘 들어갔는지, 제대로 자가에 들어가는지 확인은....안하나...? 안하고 그냥 갔다...
ㅎㅎㅎㅎ치밀한 건지 허술한건지...참....

암튼 그렇게 드뎌 입성하게 된 나의 숙소....격리자를 받아 주는 호텔도 아파트도 찾기 어려웠다고 하여 진짜 시설격리 해제 전날에 극적으로 계약이 된 아파트여서 좀 낡았을거라고 회사 동료는 얘기 해줬지만...겉 보기에도 오래된 아파트로 보이지만, 안에만 좀 대충 청소하면 되겠지...싶어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숙소 아파트

일단, 짐을 벽쪽에 모아두고 집 상태를 살펴 보고자 방을 쭉 돌아보기로 했다. 거실 하나, 방 3개 화장실 두개 부엌하나..우리나라로 치면 32평정도 되려나...

처음 입주 하였을때의 상태

일단...방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내 얼굴을 점점 사색으로 변해갔다...여는 서랍마다 쥐똥들이 쌓여 있고, 가구들은 먼지가 쌓여서 눌러 붙어버렸고, 등은 어둡고...퀘퀘한 냄새에 머리가 아파왔다...코로나가 아니라 이 상태에서 이대로 살다가는 다른 병에 걸릴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본사에 얘기 했더니 중국쪽 일처리 맘에 안든다고 공감을 해주긴 했지만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중국쪽 직원도 사실 다른 곳을 계약 했는데 코로나 격리자 얘기로 갑자기 계약을 해제 해와서 너무 급하게 구하느라 그랬다는 말에...그 사정 또한 이해 못할 것은 아니었다...

이미 상황은 내 눈앞에 놓여 있어서 컴플레인 해 봤자 해결은 안된다. 일단, 나는 내가 살곳은 확보 해두자는 생각에 그나마 가장 상태가 좋은 방 하나를 잡고 가구를 다 들어내고 바닥을 쓸고 딱고 부터 시작했다. 다행히 낡은 빗자루와 밀대걸레는 있었다. 

중국 가정집은 신발을 신고 들어가서 생활 하기에 두세차례 쓸고 닦고를 반복해야 마음에 드는 만큼은 깨긋해진것 같았다.

벽도 한국 처럼 도배가 아니라 페인트 방식이라서 곳곳에 페인트 까짐이 있지만, 까질 부분은 잘 떼어내고 페인트 위에 검게 그을린 곰팡이를 칼로 긁어 내듯 다 닦아내고 가져온 살균 물수건으로 팍팍 딲았다.

가구는 내가 쓸거 하나를 욕실로 아예 통채로 들고 들어가서 온수로 씻어내고 살균 물수건으로 닦고 말렸고, 침대도 일단 옆구리 뜯어진 메트리스 강하게 두들겨서 먼지를 털어내고 한국에서 들고 온 진드기 퇴치 패치를 붙이고 중국 직원이 준비 해준 침대 시트를 다시 새로 깔고 이불 세트를 세팅을 다시 했다. 

일단 입주 첫날은 종일 청소를 하면서 조금은 안심이 될 수준까지 내 공간 만들기를 했다.

그나마 제일 상태가 좋았던 방 하나를 나의 생활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

1층이라서 사람이 지나가면 너무 적나라게 나와 눈이 마주치게 되서 밤 시간 동안에는 커튼을 닫고 지내야 할것 같았다.

그날 저녁은 중국지사 총경리와 식사도 한고 술도 가볍게 한잔 하고 들어갔다. 숙소 도착하자마자의 스토리를 얘기를 했고 다음날에 청소 업주가 가도록 조치를 해두었다고 하여 그날 하룻 밤만 참고 지내도록 했다. 

다음 날에 청소 업주들이 나의 방을 뺀 나머지 공간들도 청소를 다 마무리를 하고 인터넷 회선도 설치기사가 와서 설치 하고 가고 나름 이제 좀 사람 사는 집의 최소 조건은 갖출 수 있게 된던것 같다.

아무리 청소 업주가 왔다가도 워낙 낡아서 아직도 내가 손봐야 할 곳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틈이 날때마다 소독제와 함께 청소를 하고 있다. 집 조명도 너무 어두워서 지내면서 조면도 교체 해나가야 할 것 같다. 바닥 물걸레질 한번 하면 도대체가 이 집은 하루종일 물이 마르지가 않아서...마른 걸레 하나 장만 해야 할것 같다...

내일은, 자가격리 3일차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내가 검사소로 가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침 8시 경에 보건소에서 검사 받으러 가도록 차를 보내 올거라고 한다. 

암튼...시작부터 너무 hard한 장기 출장을 시작하고 있는 듯 하여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숙소 아파트 단지 밖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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