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출장 중에 노동절이 끼어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5월 1일~5월 5일까지의 휴가가 주어졌다.
노동절이라고 무조건 다 쉬는 것이 아니라 주말에 대체 근무를 이틀 하고 쉬기 때문에 실제로는 하루의 유급 휴가가 주어지는 것 같다.
노동절 복지라고 중국 현지 사람에게 100위안씩 담긴 카드를 나눠주는거 같던데 본사 출장자인 나도 덤으로 받았다...중국 현지 직원이 말하기를 본사 직원이 이 카드를 받아 본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한다...
5월 1일은 회사 사람들의 권유로 우시(无锡)에 있는 골프장에 치러 가기로 했는데, 장비도 하나도 안챙겨와서 몸에도 맞지도 않는 채와 런닝화로 치러 간데다가 안그래도 못치는데 3년만에 골프채를 잡아보니 잘 칠리가 있겠는가....1R에서 120타 치고 처참하게 바닥을 깔아줬더니...오후에 한라운드 더 치잔다...ㅡㅡ 결국 2R...하루에 36 hole 쳤음...
가민 골프 앱 켜놔서 홀을 돌아서 그날 하루 운동량을 보니 걸었던 거리가 무려 26km가 된다....그날 밥 삭신이 다 쑤시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5월 2일에는 영어 화상과외 1시간 하고 중국어 개인 과외 3시간을 하니 하루가 갔다.
드뎌 5월 3일....나는 그간 상해는 몇차례 다녀와봤어도 여행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상해 여행이라는 것을 혼자 해보기로 큰맘(?)을 먹었다. 여행을 혼자 다니고 그럴 성격은 아니었지만, 기회도 기회고 시간도 시간이고...그간 배웠던 약간의 중국어도 써먹어보기 적당한 기회였던것 같다.
그래서 5월 3일...나의 혼자만의 여행은 처음으로 택시를 잡아서 장가항역에 가는 것부터 시작하게 된다.
"请去张家港火车站...。" 기사님이 알아 들어 주셨다!! 그렇게 무사히 장가항역에 도착하고 안에 들어가보려니 기차역 입구에서 공항처럼 가방의 보안검사와 신분증(여권)검사를 하고 난뒤에 들여 보내주더라...
혼자 가는 여행이고 말도 써보려고 했고, 이래저래 즉흥적으로 해보려고 사전조사 없이 그냥 부딪혀 보자는 생각에 사전 조사도 없이 출발을 했는데, 왠지 예상치 못하는 상황이 많이 일어날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기차표는 그래도 전날에 앱으로 구입해뒀다. "铁路12306"이라는 앱을 깔고 폰번호는 없어서 이메일 인증으로 회원가입하고 여권 사진과 여권을 들고 찍은 본인 사진을 업로드 후 신분인증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게 시간이 걸려서 인증이 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표는 예매가 가능했기에 표 예매를 우선 진행 하고 기차표 QR코드를 일단 휴대폰에 캡쳐를 떠서 보관을 하여 사용하기로 했다.
기차를 탈때가 되니 다들 신분증을 출입구 스캐닝하는 기계에 스캔을 뜨고 입장하는데 나는 여권이라 어떻게 해야하지? 싶어서 주변을 살펴보니 여권(护照) 창구가 따로 있는것이 보여서 여권을 보여주고 캡처뜬 기차표를 보여주고 '나 어떻게 해야해?'라는 표정으로 호소하니 그냥 보는둥 마는 둥하고 들여 보내주더라... 나도 참, 중국말을 써먹어봐야 하는데 표정으로 호소하다니....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웃기기도 했다.
암튼 무사히 기차에 올라타고 좌석을 잘 찾아 상해 홍차오역(上海虹桥站)에 도착하니...사람이사람이...인산인해가 이걸 보고 하는 말인가 싶었다....노동절이긴 한가보다...
우선 첫날 플랜은 상해홍차오역에서 내리면 17호선을 타고 주가각역에 가서 주가각 구경을 한 뒤, 호텔로 향하는 것인데, 주가각에서 호텔이 상해 거의 동서로 끝과 끝이기 때문에 거리가 상당히 있어서 이동 내내 만원 전철에서 서서 가야 했지만, 이번 기회에 운동이라 생각하고 다이어트삼아 역에서 목적지까지도 택시를 안타고 걸어서 가기로 했다.
주가각역(朱家角站)에 도착해서 주가각 목적지까지 걸어서 가는것은 좋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건지 처음에는 몰라서 엄청 헤맸던것 같다. 지도 상에서는 저쪽인것 같은데 사람들은 반대쪽으로 가는거 같고...이쪽이 지름길인거 같은데 사람들이 다 딴곳으로 가고...
처음엔 지도 안내를 따라가다가 수향마을이 보여서 내려가보려 했더니 입구에 경비원이 막 여기서 왜 들어가냐 물어본다. 저는 한국에서왔어요...관광 왔어요...라고 여권을 보여줬더니 손짓으로 저기로 돌아가라고 한다....어디? 저...저어어어어기???....아...사람들이 많이 우루루 가던 그쪽 방향이 맞았구나....
이게 수향 마을 들어가는 것도 입구에서 건강코드 확인하고 나름 방역대책으로 입구와 출구를 정해서 입장을 시키다보니 입구는 한곳으로 정해져 있고 그래서 그쪽으로 사람들이 몰려 가는가 보다...
건강코드 검사하는데에서는 위챗으로 QR코드 인증해서 건강코드 받아야 하는데 이게 또 중국 폰번호가 필요하다. 로밍번호로는 인증이 안된다.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 싶어서 입구 관리인에게 폰과 여권을 내밀어서 너가 한번 해보라고 했다. 중국 번호 없냐고 해서 6월에 돌아가야 해서 없다. 로밍번호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중국어로 된 설문지를 하나 주더니 여기여기여기 체크하고 여기 사인하고 이 종이 들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안내 해준다. 아마 건강체크 상황 설문지인것 같다...결과적으로는 그래서 무사히 수향마을로 들어설 수 있었고....
안에 들어서니 사람사람...엄청난 사람들로 부쩍였다. 코로나 걱정은 안하나 해외에서 보면 위험해 보이겠지만, 나름 중국 당국의 관리하에서 그린코드를 받은 사람들만 확인해서 안으로 들여보내주고, 중국에 코로나 환자 발생률이 거의 없다 싶히 해서 나도 경계심은 약간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현지에 있어보면 안다...얼마나 철저하고 빡세게 코로나 검사를 하는지. 마스크 끼는 사람은 사진으로 보면 많이 안보이는것 같지만, 날씨도 더웠고 대충 느낌으로 보면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률 50%정도고 지하철이나 실내, 공공장소 등에서는 거의 99%가 마스크를 잘 끼고 다닌다.
중국의 베니스(?)라고 불릴 만큼 올드하고 오리엔탈적인 수향마을이 상당히 이쁜것 같다. 마을 전체를 한바퀴 돌고나니 다리가 욱씬 거리기 시작하는게 꽤 많이 걸었나보다...배도 고팠다. 하지만 평소에 외식이 잦았던 터라 이번 여행에서는 가급적이면 많이 먹지 않기로 하여, 슈퍼에서 밀크티 하나 사서 마시고 호텔로 이동 하기로 했다.
호텔은 주메리아 히말라야스 호텔(Jumeriah Himalayas Hotel ; 上海卓美亚喜玛拉雅酒店)으로 2박을 잡았다. 굳이 난징스루(南京西路)쪽 시내를 안잡은 이유는 걷기 위한것도 있고 주변에 세기공원(世纪公园)도 있고 해서 조깅하고 싶어지면 나가서 뛰기 괜찮겠다 싶었고, 무엇보다 이번 여행 컨셉을 영화 Her처럼 잡으려 하다보니, 촬영지이기도 했던 이 호텔을 선택하게 된것 같다.
호텔 좋은 것은 말할것도 없고...그냥 영화에 나왔던 장면을 실제로 보게 되서 내가 영화의 한장면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코로나 시국이라서 그런지, 숙박료도 가성비 괜찮게 나와서 만족스러웠던것 같다.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7시를 넘었기에 외곽이 어둡기는 했는데, 그건 그런대로 또 괜찮은 느낌인것 같다. 체크인을 하고 저녁도 안먹었겠다 맥주 한잔만 스낵류와 함께 하고 들어와야겠다 싶어서 짐을 풀고 다시 밖으로 나와서 주변 탐색을 나섰다.
밖에 나서면서...아...다이어트 중이었지...싶어서 그냥 편의점 들려서 맥주 한캔만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Bar에 들어가서 혼술을 하면 맛난 안주와 맥주 한잔으로는 성이 안찰것이 100%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여행은 항상 아쉬움이 남고 떠나는 것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 않았던가. 괜찮다. 내일도 밤도 있으니까...
내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를 보고 난진시루에서 호텔까지 천천히 걸어서 돌아올까 생각 중이다. 일단 전체적으로는 무계획이지만, 대한민국임시정부청서. 이거 하나는 꼭 보고 오자는 생각은 있다. 시간 나면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랑 나이키 프래그쉽샵도 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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