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업이든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그 사업이 무엇이던 간에 항상 부딪히는 세가지의 공통된 벽들이 존재 하는 것 같다.
첫번째는 그 사업에 item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이해, 두번째는 기성업체들의 텃새와 낮은 인지도를 뚫고 나아가야 하는 시장 진입의 어려움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확실성 속에서 내려야 하는 공격과 방어의 어려움이다.
그래서 충분한 방향성과 내부 공감대를 형성 하지 못한 채 시작하게 된 사업은, '시간'과 '돈'과 '사람'이라는 세가지를 낭비 하고도, 그것이 충분히 낭비가 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버린다.
거대 상사에 근무하면서 이러한 부분의 시스템은 확실히 중소기업과는 차원이 다른 부분에서 탁월하게 운영 되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내가 상사에 있는 동안 성공 시켰던 사업들이 그렇다.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고 기안을 작성 하고, 재무부에서 반려가 되고, 반려가 되었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폐기 하는 것은 또한 결재를 타야 하기 때문에, 반려된 사항을 보완해서 다시 결재를 타고 살리는 일보다 더 어렵고 부담이 되는 요소들이 많았던것 같다.
그래서 기안을 한번 낼때에는 충분히 나 스스로에게 설득이 되고 내용에 빈틈이 없어야 했고, 결재를 정식으로 타기 전에 내가 속한 작은 조직안에서 내부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이 되어야만 그때야 결재를 시작하고 부서장 승인부터 출발을 할 수가 있었다.
부서장 승인으로 시작하는 결재였기에, 재무부나 유관 부서에서의 반려가 발생 했다고 하여 폐기 결재를 진행하게 되면 처음 결재자인 부서장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이기도 하기에 폐기 결재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속한 회사에서 새로 시작한 사업이 어느 한국 대기업 A사와 깊은 인연을 맺기 시작하고 있었고 그 회사와 투자 관계의 이야기까지 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중국 출장을 가면서 A사의 중국지사 담당자를 만나고 이야기 나누게 되었고, 그의 입장에서는 우리와의 사업이 자신안에서 충분히 설득이 되어 있고 가능성이 있기에 본인의 신규 사업으로써 우리 회사에 투자를 하고 기안을 발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다만, 그의 입장에서는 그것은 이제 시작인 부분이 었고 우리 입장에서는 더 이상 '시간'이라는 부분을 낭비 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기에 그를 어떤 '확실성'의 요소로써 믿고 따라가기에는 우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더 커보이는 상황이기도 한 것 같다.
앞서 말한 신규 사업에서 부딪히는 세가지 벽에서 우리는 어쩌면 '시간'과 '돈'과 '사람'을 더이상 소모하고 싶지 않았기에...그리고 우리가 해왔던 그 소모가들이 충분했는지, 부족했는지, 필요했는지, 낭비였는지...그 누구도 그것을 단언하거나 분석할 수가 없었기에 우리 회사는 더욱 더 그의 앞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성을 뒷받침하는 분석을 하고 사업을 밀고 나가고 싶기도 하지만, 그것은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어렵고 맨파워가 소요가 되고 시간도 소요 되는 일이었기에 사업을 추진해 나감에 있어서 방어적인 태도만 더욱 강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대기업은 조직으로 일하기 때문에 1%의 우수 인재가 돈을 끌고 오면 나머지는 마치 태엽시계의 수 많은 톱니 바퀴가 복잡하게 맞물리고 제 역할을 하면서 돌듯이 강력한 조직력으로 운영 되는 부분이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 한 본부의 조직보다 더 작은 조직인 경우가 대다수 이기에 모든 사원이 우수한 인재여야 하고 모든 사원이 능동적으로 훌륭한 판단으로 업무를 밀고 나가야만 잘 되는 조직인것 같다.
그것은 마치 해군시절에 경험한 함정 생활과 같은 느낌이 든다. 각자 맡은 직무가 있고 그러한 병사 한명 한명이 모두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한 병사의 실수는 연대책임이라는 방식으로 문책을 받게 된다.
이번 중국 출장에서 만나게 된 A사의 중국지사 담당자는 본인이 속한 조직의 중간 보스와 중견 보스의 벽을 우리 사업안에 끌어 들여서 보이게 하고 얘기 듣게 한 것을 아주 큰 발전의 하나로 생각하고 고무적 기분 들었던 것 같다.
그 기분을 충분히 이해 할 것 같았다. 여기까지 오기가 정말 어려웠고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끝판 보스만 어떻게 잘 끌어 들이면 그 다음 단계에서부터는 시간과 자금은 문제 없이 빠르게 흘러 가는 것을 알고 있기에...이번 일이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입장과는 온도차가 있음을 확실히 느껴진다. A사에 대한 지금까지의 기대 심리도 있었고 우리 입장에서는 시간이 많이 지체 되어 있는것 같아서 회사 차원에서 A사가 우리를 알아봐 주지 않는데 우리가 굳이 읍소 하면서 나아가야 하느냐는 느낌도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솔직히 그래도 지금까지 끌고 온 A사의 담당자 편으로 마음이 더 가는것 같다. 대기업은 당연히 중소기업을 잘 알아보지 않는다. 대기업이 회사 차원에서 회사를 보는 것은 대기업이거나 핵심 원천 기술을 보유한 중견 기업정도 일 것이다. 나머지는 대기업에 소속한 한 담당자 차원에서 사업을 made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우리를 담당해 주는 담당자의 역량에 의지하고 그렇게 조금씩 중간보스 중견보스 끝판보스까지 함께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나름 우리가 잘 나간다고 생각하 있고, 이미 다른 대기업과의 거래도 트고 있는 회사인데, 우리를 알아봐주지도 않고 의지도 없어 보이는 새로운 대기업 A사에 굳이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느끼면서 계속 따라가야 하는지 내부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남녀 밀당 과정과 비슷한것 같기도 하다.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 매력을 느꼈고 나름 썸도 타고 분위기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문득 썸도 아닌 그냥 친구 같은 대우를 받고 있음을 깨닫고 내가 너 아니면 만날 사람 없냐면서 마음 상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괜찮은 사람은 없는지 찾아보고 어장 관리를 하려는 단계의 느낌이랄까...
내가 정말 원하는 상대방을 얻으려면 스스로를 낮추고 내가 느꼈던 상대방의 장점을 계속 생각하고 그것에 올인하고 나를 돌아봐 줄때까지 읍소 하면서 열정을 다해야 보이는 것이 필요함에도...우리는 어느 순간 아직 일어나지 않는 배신과 실패를 예상하고 내가 더 사랑하고 있음이 나를 더 상처 주게 할까봐 망설이다 스스로 지쳐 얻은 것 하나 없이 끝을 내버린다.
항상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한다.
아쉬운 것은 우리쪽이다... 그 마인드가 있어야 사람도 얻고 사업도 얻는 것 같다.
사람은 예쁘고 멋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본인이 예쁘고 멋있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겸손함과 비굴함은 다르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다르다.
용감한과 무모함은 다르다.
신중하다는 것과 우유부단하다는 것은 다르다.
많은 종이 한장 차이의 개념들 속에서, 나의 판단은 이들 중에 어느쪽으로 치우치고 있는 것인가를 항상 잘 생각하면서 나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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