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어제와는 전혀 다르게 날씨가 너무 좋았다.
하지만, 어제는 워낙 상해 방방 곳곳을 걸어 다녔던터라..."어딜 가고 싶다"는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던 상태였다. 체크아웃도 정오였기 때문에 그냥 아침밥을 먹고 호텔에서 좀 편히 쉬다 돌아갈까도 생각했다.
그래 일단, 아침 밥을 먹으러 가자...
이것저것 조금씩 받아서 먹다 보니 조금 배가 불렀던것 같다. 많이 가져 온것이 아니라 야채라서 부피가 좀 있어 보인건데...그래도 야채라서 포만감이 들었던건가. 과일때문인가...따뜻한 두유 한잔 때문인가...
밥 먹고 방에 돌아가려고 일어섰더니 정문쪽에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온다. 그래...일딴 여기까지 왔는데 아침 러닝 좀 하고 가야지...
이럴줄 알고 아침밥 먹으로 내려갈때 런닝 차림으로 갔던 터라 바로 밖으로 나와서 런닝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호텔에서 나서면 바로 앞에 Shanghai Century Park(世纪公园)이 나오기 때문에 공원 한바퀴만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대략 6km 거리...길이 좋아서 그런지 공원 주변에 달리기 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있었다.
호텔 나서자마자 바로 나오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공원쪽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신호가 걸려버렸다. "Hi, Good morning!" 마침 같은 호텔에서 나온 어떤 백인 아저씨도 뛰려고 나왔는지 인사를 해온다.
"Hi, good morning. I think, it's gonna get hot..."
중국에 왔더니 이상하게 영어가 되는 사람이 반갑다. 그래서 왠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기는거 같았다. 내가 영어로 대답했더니 아저씨도 영어가 반가웠는지.
"응...그래. 오늘은 어제와 좀 다르게 더 더워질거 같아. 어디서 왔니? 휴가 중이야?"
"아뇨...저는 한국에서 왔어요...출장 중이고, 마침 중국 연휴라서 잠시 나도 놀러 왔어요. 지금은 장가항에 살아요"
"장가항. 알지알지. 좋은 휴가 되길 바래~"
신호가 파란색으로 변해서 같이 출발했는데, 달리기 하다보면 종종 있는 케이스라...먼저 가려니 나중에 내가 잡히면 어색할거 같고, 같이 가려니 따라 붙기 빡셀거 같고...그래서 뒤에서 천천히 가기로 결정.
달리다보니 철인으로 보이는 TT바이크 세대가 Century Park 주변을 평속 30~40KMH정도로 뺑뺑이 돌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또 이게 반갑다.
그렇게 Century Park 한바퀴 러닝을 개운하게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커피 한잔 뽑아 마시고...땀을 식히고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 앉은 다음 침대에 엎드려 30분 정도 쪽잠을 더 자고 호텔을 나왔다.
어디로 갈까...하다가 일단 호텔 건물 안 미술관을 관람하기로 한다.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에 영화 Her의 한장면과 똑같은 구도가 어디인지 찾아보고, 그 포인트에서 다시 인증 샷. 영화에서는 미래사회를 그려낸 것이었기 때문에 약간의 CG처리가 가미 된것 같았다.
미술관 안에 들어가니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냥 조용히 혼자 전세내듯 관람을 할 수가 있어서 좋았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일단 상해역으로 가기 위해 인민공원역에 가서 잠깐 밖을 구경하다가 상해역으로 가기로 했다. 기차 시간은 상해역 출발 17시인데...인민 공원 도착했던 시간이 12시정도...
인민 공원 횡단보도를 건너면 PARK HOTEL이 있는데 거기 1층 빵집이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건물를 둘러싸서 모퉁이를 두개 둘러가야 줄이 끝날 정도로 긴 줄이 서 있었다. 대체 얼마나 맛있는 빵이길래...신기하게 보다가도 시간은 엄청 넉넉 남았지만 줄서서 먹어보려는 생각은 0.1%도 없이 바로 다른 곳으로 향했다.
다른곳...마땅히 갈 곳이 없다....혼자 여행이 서툴어서 그런가. 갈곳이 없는데 서서 멍하게 있는 나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다. 그래...그냥 집에 가자. 차가 올때까지 기차역에 앉아 자는 한 있더라도 일단 기차역으로 가자.
돌아가는 기차역은 상해홍차이역이 아니라 상해역으로 끊었다. 코로나때문에 상해역 역사에 들어가려면 신분증(여권)검사와 열차표 QR코드, 짐검사를 받아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상해역이 크긴 크다. 역사 자체만 보면 서울역보다 더 큰 느낌이었다. (나라 땅이 크니 당연한건가?)
일단, 상해역 역사 안에 들어온건 15:30...약 한시간 반 정도 남았다. 그래도 더운 날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것 보단 어디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는게 낫겠다 싶어서 역사 안 의자 하나 자리 잡아서 졸다가 기차시간이 되서 장가항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렇게 나의 노동절 여행은 심심하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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