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은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에 직접 사람 to 사람으로 off line meeting을 하고자 사람이 사람에게로 찾아가기 위한 여정이다...그렇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우한에 출장을 다녀와야만 했다.
장가항에서 우한으로 가려면 우선은 차량을 이용하여 우시(无锡)에 있는 기차역으로 가야 한다. 장가항은 촌(?)이기 때문에 우한까지 가는 기차가 많지 않고, 빠르지도 않는가 보다.
장가항에서 우시 기차역까지는 차량으로 약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 우시역에 도착하면 시속 250km이상으로 달리는 고속열차를 타고 우한까지 약 5시간을 더 가야 한다.
중국땅은 참 넓기도 하다. 워낙 크다보니 부산 서울 정도의 거리는 그냥 같은 동네로 생각한다. 부산 서울 커플이 있다면 그것을 장거리 커플이라고 하지도 않는다...ㅋㅋ
열차를 타려면 여권은 필수. 기차 역사 안에 들어가려면 짐검사와 여권검사, 체온검사는 필수. 거래처 우한 주재원이 우한은 안전하다고 얘기를 했어도...그래도 이번 출장 만큼은 마스크를 잘 쓰고 여분도 몇개 챙겨가본다.
오후 4시반에 출발하면 대략 저녁 9시 넘어서 도착하기 때문에 저녁식사를 기차 안에서 해결 해야 한다. 그냥 도시락 사지 말고 도착해서 먹을까...?하다가 막상 기차를 타고 출발하니 1등석이라고 물과 과자를 나눠 줘서 일단은 지급 받은 과자를 부스럭부스럭 먹으면서 가고 있었다.
그래도 저녁 6시경 지나고나니 배가 꽤 고프더라. 마침 이번 출장 동반자였던 총경리님이 기차안 레스토랑에 가서 컵라면이라도 사먹자고 하신다. 기차안 레스토랑...왠지 낭만 가득한 단어인거 같다.
기차 레스토랑에 가서 먹은 것은 다름아닌 우육탕면 컵라면...근데 이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컵라면인데 하나에 한국돈 7000원이라니!! 바가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먹으려고 두껑을 열어보니 이해가 갔다. 얇게 설은 소고기가 몇점 들어가 있었고, 건더기도 꽤 많았다. 우리나라 우육탕면보다 맛있긴 하다...가격만큼은 했던 것은 인정. 그래도 중국에서 한화 7000원 정도의 한끼는 비싼 편이긴 한거 같다.
저녁을 먹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자다 깼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우한으로 도착할때가 되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갈 채비를 한다. 두근두근....
우한에 도착하니...아니, 우리만 우한 가는줄 알았더니 열차 안에 있는 사람들 다 우한에 가려는 사람들 뿐이었나보다...사람이사람이 너무 많은 사람이 우루루 내리는데...이게 정말 2년 전에 전세계를 카오스로 몰던 그 우한이 맞다는 것인가...
역사를 빠져 나갈때에도 역시 여권 확인과 탑승권 확인, 체온 확인과 건강코드 확인을 하고 밖으로 내보내 준다. 역사 출구에는 이번에 같이 미팅할 담당 부장님이 마중 나와 계셨다.
우선은 호텔 체크인부터 마무리하고 맥주 한잔 하러 시내로 나가보자 하셔서 얼른 짐만 풀고 다시 호텔 로비로 나왔다.
밖에 나가보니 우한 시내 역시....사람이사람이...엄청 많은 사람이...거의 일상을 되찾은 모습의 사람들이 우한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최근 우한의 핫플이 있다고 그 곳에 가서 맥주 한잔 하자고 안내를 해주신 가게. 한 30분 정도 대리를 타야 들어갈 수 있었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몰린 식당이었고 겉으로 보기에는 뭘 만들어 파는 식당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여긴 뭘 파는 가겝니까?"
"일단 들어가보시고 직접 보시죠?"
흐믓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반응을 기대하는 듯한 아저씨들의 이벤트부심...일단은 뭐, 반응을 해줘야지...그게 직장생활이니까...
대기줄 타고 어렵게(?)들어간 가게에서 파는 것은 바깥에 영어로 적힌 Lobster...바닷가재가 아닌 민물가재 요리집이었다...중국 하천 물 더러워서 왠지 민물가재요리는 피하고 다녔는데...중국 사람들은 민물가재라고 하면 우리나라 치킨수준으로 거의 환장하면서 먹는거 같다.
현지 주재원 부장님 말로는 이 가게는 지금껏 경험해본 가재요리 중에서는 그나마 손질을 엄청 잘하고 깨끗하게 해서 나오니까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이제는 우한에서 우한에서 먹는거 안심해서 먹어도 된다는 소리도 다 들어보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장갑을 끼고 열심히 껍질을 까봤자 먹을 수 있는 건 엄지 손가락 만큼 아주 작은 양이니...노력 대비 배가 부를 음식은 아닌거 같았지만, 특유의 향신료와 매콤한 맛은 맥주와 함께 먹기에 배부르지도 않고 상당히 맛있게 느껴졌다.
게다가 머리를 자르고 등쪽에 내장손질까지 다 하고 나온 것을 보고 정말..와...이렇게까지 손진해서 나오는구나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만든 요리에 일부러 오버 액션으로 놀라움을 표현해봤다. 나의 리액션을 기다리는 아저씨들의 보이지 않는 시선의 압박이 있었기에....
암튼 호텔 근처 식당에서 치맥이 아닌 가재맥을 후루룩짭짭 가볍게 먹고나서 내일 회의를 기약하며 그날 밤은 그렇게 마무리 했다.
다음날, 비가 꽤 오고 있었다. 맑은 하늘의 우한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그날은 비로 인해 하루종일 흐릿한 우한의 풍경만 보게 된것 같다. 방문하게 된 거래처 사무실 전망이 괜찮았을 것 같았는데...날씨가 참 아쉽다.
"근데 부장님, 그 뉴스에 나왔던 우한에 코로나...그 시장은 여기서 얼마나 떨어진 곳에 있어요?"
"아, 그 화난수산물시장요. 거긴 바로 옆골목에 있어요. 지금은 폐쇄 됐지만....ㅋㅋ"
"네??????"
"괜찮아요 ㅋㅋㅋ 솔직히 우한이 발생지라고는 하는데, 발생지라면 계속 발생이 되야 하는데 해외에서 전파만 더 커질 뿐 우한에서는 재발이 되지 않아서...정말 우한이 발생지 인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사실, 코로나가 우한에서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지만, 코로나로 인해 우한이라는 도시가 마치 노이즈 마케팅 처럼 전세계인의 뇌리에 상당히 강하게 박힌 것은 사실인것 같다.
오전, 오후 회의를 진행하고 실무적으로도 잘 마무리 된 출장이었다.
그렇게 우한의 출장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우시로 돌아가고 장가항으로 복귀 했다.
우한 시내 마스크 착용율(개인적인 체감) : 야외 70%, 실내 95%.
장가항 시내 마스크 착용율(개인적인 체감) : 야회 20%, 실내 60% 보다 높음...
한편, 우한과 우시 사이를 오갈때 통과하는 허페이시와 루안시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일부 도시를 봉쇄 했다고 한다...아프리카에서 온 사람인데 장가항도 막 휘젖고 돌아다녔다나 뭐라나...
그래도...한국보다는 나은듯...여긴 아예 국민들 먹고 사는건 잘 모르겠고, 코로나 없어질때까지 도시를 셧다운 시켜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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