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펀, 중국 출국편에 이은 한국 입국 편이다. 비행기 타는 내내 이제 한국에 가는구나. 부품 기대와 설렘을 안고 비행기 도착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때가 이후에 일어날 고생도 모르고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들 마냥 철없이 신났던 때 였던것 같다.
기내식을 나눠주는데 중국 입국할때 처럼 나중에 나가서 배고플때 먹으려고 가방안에 챙겨놨는데 나중에 한국 입국시 짐 검사에서 반출 안된다고 뺏겨버렸다. 중국에서는 안뺏어 가는데...어쩌라고....나중에 실제로 출국 과정에서는 뭘 사먹을 기회도 없고 사먹을 수 있는 곳에 들릴수도 없고...집에 도착할때까지 아무것도 못먹어서 너무 배도 고프고 쓰러질 거 같았는데 그때 먹을거 뺏어간 공무원이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그래서 한국에 입국할때에는 중간 중간에 먹을 수 있는 쵸코바와 같은 간편식을 미리 가방안에 챙겨 가길 권장한다. 기내식을 뺏긴 이유는 '고기'가 있어서...라는게 이유였다.
비행기 자리가 비교적 앞쪽이여서 도착하고 바로 신속하게 빠르게 비행기를 빠져 나갈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가능하면 비행기 도착하고 내리면 최대한 빨리 앞으로 나아가라서 검역 확인 GATE줄을 서라고 권장하고 싶다. 이 줄의 소요시간이 정말 장난 아니다. 거짓말 하나 보태는것 없이 최소한시간에서 잘못하면 두시간 이상은 줄 서야 하는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한사람한사람 모든 서류들을 꼼꼼히 체크해서 검역 과정 안내하고 업무 처리를 하는데 이게 담당 공무원도 시시각각 변하는 방역 방침으로 인해서 업무가 매번 새로운 느낌이라서 그런지 빨리 처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중간중간에 중국인 한국인 가릴 것 없이 너무 시간이 걸려서 상황을 살피려고 왔다갔다, 공무원에게 따지는 사람 참 여러 종류의 사람이 보이지만 그들도 이내 다른 입국객의 만류와 제재로 인해 포기하고 인내심 훈련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환승도 예외 없다. 어차피 환승 시간 3시간 이상 텀이 있다는거 안다면서 무조건 줄을 서라고 한다.
나는 비교적 앞쪽에서 줄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앞에 40명 정도) 한시간 반 정도 줄을 서게 된것 같다.
PCR영문 음성결과서는 이 검역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공무원이 수령해 가게 된다.
자가격리안전보호 앱을 미리 깔아라고 해두는데, 미리 깔기만 하고 다른건 굳이 손댈 필요는 없는것 같다. 앱을 자가진단앱이랑 자가격리안전보호 앱 두개 설치 하라고 안내 되있어서 그렇게 했는데 입국 심사장 앞에서 자가진단 앱은 삭제 하고 담당공무원 ID 넣은것도 다 지워서 다시 작성하고 넘기지 말고 그 상태에서 보여달라고 안내를 한다.
사람이 몰리자 공무원도 사람인지라, 허락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깔았는데 뭐가 안된다고 자꾸 물어보는 사람, 설치 방법 및 절차에 대해 상세히 적어놓는 간판 보지도 않고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는 사람 가지각색이라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약간 언성을 높이면서 안내 간판 차근차근 읽어 보고 따라 해달라고 호소한다.
중국 욕할때가 아니다...한국도 만만치 않게 의사 소통 쉬운게 없다. 한국어를 한다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이 쉬운 것도 아니며, 행정적인 일은 항상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것 같다.
입국 심사 마치고 수하물 수령 장소에 가보면 짐들이 넘쳐나서 바닥에 내려놓는것, 그대로 빙굴빙굴 레인을 돌고 있는것 다 엉켜서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스카이팀 엘리트 태그 이런건 아무런 소용도 없는데 왜 굳이 붙였는지 모르겠다...
짐을 수령하고 밖으로 나가기 전 출국 GATE바로 앞에서 공무원이 한사람씩 최종 행선지를 물어보고 대기 장소를 안내 한다.
나는 최종 행선지가 '함안'이었기 때문에 KTX를 타고 마산역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 설명을 하니 왼쪽 어깨부분에 파란색 동그란 스티커를 붙이고 대기 장소를 안내 해준다. 아마도 파란색이 KTX 탑승자 식별일 것이라..
KTX를 탑승 하려면 광명역까지 리무진 버스 타고 가야 하는데, 이때도 리무진 버스 대기 장소에서 한시간 가량 대기를 해야 했었다. 배는 고프고...고단하고...새벽 4시에 출발했는데 리무진 버스를 탈 수 있게 된 시간이 오후 두시 반...
입국 절차가 복잡하고 길고 피곤해서 그런지 사실 여기가 한국이라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았고...중국 입국때와 마찬가지로 난이도가 높았던 터라 아직 중국에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KTX광명역에 도착하면 그곳 또한 담당 공무원이 방오복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다. '해외입국자'라는 커다란 피켓을 들고 광고하듯 줄을 세우고 매표소까지 안내하여 따라간다.
이 곳에서 인천 공항에서 광명역까지의 리무진 버스요금과 광명역에서 마산역까지의 KTX 요금을 지불하게 된다.
인천 공항에서 검역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가격리 지자체까지 연락이 가게 되는 것 같다. 함안 군청에서 전화오고 함안군 보건소에서 전화가 온다. 함안 군청에서는 마산역에서 자가까지의 이동 수단에 대해 물어는데 자차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니 앰블런스로 픽업 와준다고 한다. 함안군 보건소에서는 자가 도착시간이 늦기 때문에 다음날 오전까지 함안군 보건소로 PCR검사 받으러 오라고 안내 해 준다.
KTX가 오면 또 다시 해외입국자 광고하는 피켓을 든 공무원을 따라 줄을 서서 승강장까지 걸어가게 되는데, 이때 일반 승객들이 다가오면 저쪽으로 피해서 가시라고 안내하는데...기분이 좀 묘하다. 마치 내가 병균이 된 것 같은....
마산역에 도착하고 나서도 공무원의 인솔을 따라 주차장까지 가는데 각 지자체 공무원들이 차량을 대기시켜서 데려가준다. 부산 같은 큰 도시는 유료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것 같았지만, 그것 조차도 부족해서 가족들의 픽업을 권장한다. 촌구석에 살아서 오히려 조금 더 편리함을 느낀 기분이었다.
문제는 집에 도착하고 나서인데...촌구석 아파트 단지에서 해외입국자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왠 앰블런스가 들어오니 사람들이 신기하듯 지나가다가 보고, 여행가방을 꺼내니 알만한 사람은 어? 해외 입국자? 이런 반응도 보이고.
최대한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공무원분들 인사도 안하고 내리자마자 바로 집으로 돌진했다. 차량을 좀 바꾸던지 다른 경로를 쓰던지 좀...이 부분도 섬세하게 대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코로나 시국이니 참...이런것도 어쩌면 배부른 소리인지도 모른다.
집에 도착한 시간 저녁 8시...새벽 4시 출발하고 저녁 8시가 되서야 집에 도착했지만...뭘 사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
해외입국자다보니 편의점 조차 들릴수가 없었다....집에 도착하고 나니 집 사용법을 잊어버린 채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던것 같다. 그래도 한국에 왔다. 배도 고프다. 냉장고엔 먹을게 없다. 그래도 한국인데. 배달의 민족이 아닌가.
그날 밤, 맥추 1000CC와 함께 교촌치킨을 시켜서 혼자서 자가격리 시작의 막을 열고 축배를 들었다.
다음날 아침. 토요일 아침. 함안군 보건소에서 PCR검사(코+목)을 받은 뒤 자가격리 키트를 받고 바로 귀가했다. 한국 PCR검사는 유난히 더 아픈것 같다. 뒷목 잡고 못도망가게 해서 코 끝까지 닿였는데 그것을 또 더 꾹꾹 찌르면서 돌린다. 진짜..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끝까지 닿였는데..그걸 또 더 찔러야 하는 걸까...매번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자가 격리 키트에는 일반적인 방역키트 말고도 150피스짜리 직소 퍼즐하나가 함께 들어있었다. 뭐, 심심 풀이 아이템이라는 의도겠지...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 공무원 분이 직접 배달해주신 구호물품들...집 문앞에 두고 전화로 수령해가라고 하고 가셨다. 그래도 얼굴도 모르는 담당 공무원분....고생 참 많으시다...
공무원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게 14일간의 자가격리 수칙 잘 지켜가면서 모범 수용자(?)로 잘 지내다가 출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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